• 2018. 2. 1.

    by. 이동영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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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두절미하고, 첫 번째는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는 글쓰기 초보자 분들을 위한 간략 꿀팁이다.

     

    "첫 문장은 가볍게" 

    (어차피 고칠 거)

     

    이 말만 가슴에 품고 시도하면 된다.

    첫 문장부터 완벽히 쓰려는 마음일랑 거두자. 

    완성도를 높이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많이 고치는 일뿐이다.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도 첫 문장을 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 아는가?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빼기'를 잘한다는 데 있다. 여기에서 '빼기'는 첫째, '힘 빼기'를 말하고, 둘째, '퇴고'를 말한다.

     

    첫 번째는 예를 들어, 이동영이라는 사람이 오디션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자꾸 힘이 들어가면 '이동영답게' 노래하지 못한다. 겉멋만 부리거나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두 번째는 '퇴고'를 말한다. 글을 쓸 때 가다듬는 과정을 퇴고라 한다. 필자가 글쓰기 강의를 할 때,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이것이다. 

     

    "일단 쓰고, 고치자"

     

    잘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일단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는 글쓰기 첫 문장뿐 아니라, 인생 모든 것에 적용될 것이다.

     

     

     

     

    퇴고의 유래

     

    퇴고: 밀 퇴(蓷), 두드릴 고(敲)

     

    당나라의 승려 시인 가도라는 시인이 장안 거리를 거닐면서 한참 시 짓기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한거린병소
     초경입황원
    宿 조숙지변수
     승고월하문

    한가로이 머무는데 이웃도 없으니
    풀숲 오솔길은 적막한 정원으로 드는구나.
    새는 연못가 나무 위에서 잠들고
    스님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리네.

    (고사성어랑 일촌 맺기, 2010. 9. 15., 서해문집)

     

    이때, 마지막 구절인 '스님은 달 아래 문을 두드리네'가 나은지 '문을 미네'가 나은지에 대해 도무지 답을 내릴 수가 없어서 계속 반복하며 중얼거렸던 거지요. 그러다 당나라의 유명했던 시인 한유의 행차와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수행원들이 가도를 붙잡아 한유 앞에 세우니, 자초지종을 가도가 설명하지요.

    한유는 그를 벌하는 대신에 '두드리네'가 좋겠네. 하며 시를 이야기하고 그 이후에도 친구가 되었다 합니다.

     

    (밀 퇴, 두드릴 고) 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퇴고'입니다.

     

    이 시에서는 마지막 연을 고쳤지만, 첫 문장도 고친다는 마음으로 부디 가볍게 쓰시길 바랍니다.

     

    돋보기: 한유가 '민다'가 아니라 '두드린다'로 조언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민다 -라고 했을 때 분위기는 이야기의 마감입니다. 하지만 두드린다 -라고 했을 때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하며 이 시가 끝을 맺는 것이지요.

    한유는 이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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